껍데기만 남은 도시, 지도자의 품격을 묻는다

박주부 | 기사입력 2026/05/18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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껍데기만 남은 도시, 지도자의 품격을 묻는다
 
박주부   기사입력  2026/05/18 [06:15]

6·3 지방선거를 앞둔 지역 민심이 싸늘하다. 선거철이면 으레 반복되던 공약 경쟁보다 시민들의 입에 더 자주 오르내리는 것은 후보들의 전과와 의혹이다.

 

사기, 횡령, 폭력, 음주 전과는 물론이고 선거법 위반과 가족의 위장전입 의혹까지 등장하는 현실은 지방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시민들은 지금 지도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자격을 갖춘 사람을 골라내기 위해 고심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민주주의는 법과 신뢰 위에서 작동한다. 그러나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이들부터 법을 가볍게 여기고 있다면 공동체의 질서는 어디서부터 바로 세워야 하는가. 표를 얻기 위해 선거법을 위반하고, 가족의 표까지 계산해 위장전입을 감행했다면 이는 단순한 실수로 볼 수 없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불법행위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늘 “실수였다”, “관행이었다”, "실제로 거주했다", "어쩔 수 없는 환경이었다"는 말로 책임을 희석한다. 불법을 관행으로 둔갑시키는 정치야말로 가장 후진적인 권력의 습성이다.

 

특히 보령은 지난 53년간 특정 정치세력이 독점했다. 그 결과 보령은 지역정치를 건강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안일함과 폐쇄성을 키워왔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결국 부패로 흐른다. 따라서 지역 발전은 더뎠고, 시민 삶의 질은 정치적 구호만큼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데도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것은 인물 혁신이 아니라 낡은 인맥과 조직 동원, 진영논리가 전부다. 시민들은 변화된 미래를 원하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으로 표 계산에만 몰두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일부 후보들이 도덕성의 문제를 능력으로 덮으려 한다는 점이다. “일은 잘한다”, “경험이 많다”는 말은 부패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 행정 능력은 기술의 영역이지만 도덕성은 존재의 문제다. 청렴하지 못한 권력은 결국 사적 이익을 위해 공적 권한을 남용하게 마련이다. 부패한 지도자는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를 허물어뜨린다.

 

이제 시민들이 냉정해져야 한다. 정당과 진영논리에 기대어 후보의 허물을 외면하는 순간, 지방정치는 다시 퇴행한다.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범죄와 비리를 눈감아주는 사회에서 건강한 민주주의는 자랄 수 없다. 유권자의 표는 정치인 개인의 출세를 위한 도장이 아니라 지역의 품격과 미래를 결정하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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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8 [06:15]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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