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충남교육청의 '약속'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6/07/0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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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충남교육청의 '약속'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6/07/01 [07:23]
김지철 충남교육감이 도민들로부터 긍정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약으로 내세운 부조리척결과 원칙 있는 인사행정을 실천에 옮기면서 얻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청렴을 목표로 다양한 시책을 펼쳐 과거 ‘검은돈’으로부터 얼룩진 때를 벗었다는 이미지도 확보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 특히 각급 학교장 공모제 시행은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는 학부모들의 염원을 담아냈다는 평이다.
 
취임과 함께 “미래 핵심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실천에 옮기겠다.”는 야심찬 과제를 목표로 도내 시군을 돌며 학부모 초청 ‘충남교육정책 토크콘서트’를 열고 있는 것도 학부모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 탁상 행정만 가지고는 더 이상 학부모들의 교육 열기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도민들을 위해 거름이 돼야 할 가치와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교육 분야에도 다양한 가치가 있고, 진정성에 뿌리를 둔 가치는 신선한 밀알과 같다. 교육에 대한 의무적 가치, 교육의 3위 일체를 지켜 내야할 가치 등 교육기관이 간과해서는 안 될 가치와 규범이 있다. 이 중에 ‘약속’도 지켜 내야 할 하나의 규범이다.
 
지난 5월 8일 ‘보령인터넷뉴스’에 장문의 기사제보 하나가 올랐다. 보령 관내 섬 마을 학교에 근무하는 기능직 직원이 ‘겸직금지’ 위반을 일삼아 학교 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것. 비록 익명이었지만 남을 헐뜯기 위한 모함은 아닌 것으로 추정 돼 본 매체가 해당 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취재에 들어갔고, 취재 결과 상당 부문 제보자의 주장이 맞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능직(소사) A씨가 근무시간을 무시하고 어업에 손을 대는 등 공무원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루가 지난 5월9일 본 매체는 제보자의 제보 내용과 취재 결과를 충남교육청에 이첩했으며, 같은 날 오후 해당부서 B씨는 “철저하게 조사해 그 결과를 보령인터넷뉴스에 통보할 것을 약속 할 테니 비 보도로 해 달라”고 부탁을 해 왔고, 본 매체는 B씨의 부탁을 수용했다.
 
그러나 충남교육청은 보령인터넷뉴스와의 약속을 깼다. 6월30일 현재 처리 결과가 없기 때문이다. 충남교육청은 최근 김지철 교육감 취임 2주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도민 65%가 김지철 교육감의 ‘잘한 일’로 ‘청렴추진’을 꼽았다. 불리한 부분과 그늘진 구석은 꼭꼭 숨기고 ‘잘한 일’만 선정해 집중 홍보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김지철 교육감의 성과도 좋고 지도력과 홍보도 좋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약속에 대한 가치다. 약속은 지키기 위해 존재하고, 약속은 ‘청렴’보다 우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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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7/01 [07:23]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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