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갈 먹인 말 같다.

현대사회에서의 금서령이란?

최용락(대천중교사) | 기사입력 2008/11/27 [18:14]
시사칼럼/기획 > 시사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재갈 먹인 말 같다.
현대사회에서의 금서령이란?
 
최용락(대천중교사)   기사입력  2008/11/27 [18:14]

‘재갈 먹인 말 같다’는 속담이 있다. 이는 말문이 막혀 아무 소리도 못한다는 뜻이다. 재갈은 말(馬)에게 사람의 말을 잘 듣게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도구이다. 그런 동물을 다루기 위한 도구가 인간 사회에 여러 가지 비유로 사용하게 되면서 속담으로 굳어지게 된 것이다.



인간 사회에서 재갈을 먹이는 일은 정치가 강권이 되면서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이는 정치가들이 진실을 싫어하기에 그들이 권력을 이용하여 진실을 말하는 자들에게 재갈을 먹여 말을 막고자 하는 의도에서 생겨나게 된다.



옛날의 재갈은 서적에 대한 금서령이 그 대표이다. 금서령 하면 먼서 진시황의 분서갱유(焚書坑儒)를 떠올린다. 기원전 221년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이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려고 책을 불사르고 학자들을 산채로 구덩이에 묻어 죽인 일이다. 20세기 들어와서도 분서사건이 있었다.



나치독일이 게르만의 순수성을 지킨다며 많은 책을 불태웠다. 주로 유태인 작품이었지만 미국의 헤밍웨이, 헬렌 켈러의 책도 끼었으니 그 광풍이 얼마나 심했는지는 짐작할 만하다. 그 때 선전상 괴벨스는 불타는 책을 보며 그 불빛으로 미래를 밝히자고 연설했다고 하니 이를 잘 증명하여 준다.



과거 혹독한 일제강점기시대도 금서령이 있었고, 해방 후에서 정치적인 여러 문제로 계속적인 금서령이 있었다. 현대적인 대량 인쇄가 발달하면서 간행, 발매, 소장, 독서를 금지하는 금서목록이 더욱 늘어났다.



중국에서는 역대 가장 부폐가 심했던 송대 이후 금서검거가 심해졌고, 청대 건륭시기에는 궁중과 민간이 보유한 장서를 분류하는 사고전서(四庫全書)를 편찬하면서 많은 서적을 금서로 지정했다. 반청사상을 근절한다는 것이었다. 조선에서는 세조실록, 예종실록을 통해 금서목록을 제시하고 8도 관찰사에게 수거하도록 명령했다. 신고하면 포상하고 은닉하면 참형하라는 내용이었다.



현대의 발달된 정보화 사회에서 재갈을 먹이는 일은 무엇인가? 인터넷 공간은 이제 현대 사회에서 공존하는 다양한 대화 공간이요, 토론과 비판이 자유로운 공간으로 자리 메김을 하였다. 물론 익명성이 많기에 좋지 않은 악플도 존재하고, 여러 가지 부작용도 있음을 인터넷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류 사회가 발전되어 오면서 그리스의 광장 민주주의에서 출발한 정치는 여론을 항상 반영하여 왔고,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여론을 반영하려고 노력하여 왔다.



그러한 다양한 사회에서 더욱 다변화되고, 다양한 계층을 위한 여론의 다양성을 수렴하여 전달하는 매체가 현재의 신문이며, 방송이고, 그리고 최근의 인터넷인 것이다. 이미 사회의 일반적인 인정을 받은 사이버 상의 발전적인 대화와 건전한 비판까지 재갈의 손길이 미치면 과거의 금서령의 시행착오를 또 격어야 할 것이다. 오히려 정치적으로 판단할 때 사회의 발전적인 입장에서 자신감 있는 지도력이 발휘되어야할 시점이라고 본다.



왕권 국가인 조선도 신문고 제도가 있었으며, 최만리의 한글 창제 반대 상소도 있었다. 비판은 언제나 존재한다. 그러나 그 비판을 다시 한 번의 발전을 위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며, 비판은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지 비난을 위한 수단이 아님을 명심하여야 한다. 인간은 언어를 발견하면서 지식과 과학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었으며, 이 언어의 다양한 방출이 현대의 사회와 문명을 탄생하게 하였다. 사회의 발전은 일방적일 수가 없다는 것은 역사가 잘 말해 주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에게 재갈이 필요한 사회는 없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금번 보령 인터넷 뉴스의 출발로 시민 여론 반영을 위한 사회의 재갈을 또 하나 풀어주는 역할이 기대가 된다.



@ 프로필



1961년 충남 보령시 관산리 출생. 주포초등학교. 보령중학교. 유성고등학교 졸업

1985년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국어 교육과 졸업

현재 공주대학교 사범대학 교육대학원 석사과정

현 한내문학회 감사.

시집 1985년 도인시집 '청보리'. 1993년 동인시집 '그리운 것들이 침묵할 때'

현 대천극단 대표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08/11/27 [18:14]   ⓒ brenew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시사칼럼/기획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