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뺨 맞은 새누리당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6/04/15 [06:05]
시사칼럼/기획 > 시사칼럼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자수첩] 뺨 맞은 새누리당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6/04/15 [06:05]
꽃보다 진한 향기가 온 누리에 가득하다. 사람과 사람간의 감정이 새삼 정겹다. 멍든 가슴과 심장보다 더 붉은 가슴에서 복받쳐 오른 양심의 피가 이 땅에 정의라는 이름으로 오롯이 내려앉았으니 그 향기야 말로 사람의 향기요, 진정 사람 사는 향기가 아닐 수 없다.
 
돌이켜 보면 이게 얼마만인가, 철면피와 파렴치로 칭칭 휘감은 저들의 몰골이 드러난 게 얼마만인가, 살기 가득한 독수리눈에 저급한 경제논리를 내세워 백성을 기만하고, 걸핏하면 야당에 독설을 퍼부으며 기고만장했던 저들의 민낯을 본지가 도대체 얼마만인가.
 
우문현답에 의정활동 꼴찌를 기록하고, 소리나 고래고래 지르면서 해당 지역 망신이나 시킨 철없는 인사를 공천해 놓고 이제야 고개를 숙인 저들의 뻔뻔한 모습은 지금 어떠한가. 송사리 떼처럼 몰려다니며 온갖 못된 짓을 일삼던 저들에게 쇠방망이를 잡아본지는 또 언제였던가.
 
친박과 비박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청와대 2중대를 자처하며 거드름을 피우던 새누리당이 드디어 보잘 것 없는 알몸을 드러냈다. 하늘의 뜻이다. 그래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독선’과 ‘아집’ 그리고 ‘저질’이라는 표현과 ‘파렴치한 집단’이라는 표현을 노트에 수백 번 써 본 후에야 느껴본 희열이기에 더 짜릿하다.
 
이번 선거를 통해 불사조로 불리던 이인제가 낙선하고,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김문수와 오세훈이 패한 것도 오래 동안 곱씹어야 할 얘깃거리다. 박근혜 키즈로, 보수들의 재롱둥이로 세상물정 모르고 날뛰던 이준석의 패배에, 언제까지 영원할 줄 알았던 이명박의 좌장인 이재오의 몰락도 추억꺼리다.
 
물론 아쉬움도 큰 잔치였다. 그러나 이처럼 상당부분 성과를 거뒀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에게 일침을 가했다는 점에서 유권자 의식이 돋보인다. 문제는 풀어야 할 산적한 과제다. 국민의 당도 호남의 꼬리표를 떼야 하고 ‘더민주’와 협력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서민들의 고통을 헤아려야하고 길게 펼쳐놓은 ‘이명박근혜’의 실패한 정책을 수정해야 한다.
 
실속 없는 창조경제와 재벌정책, 후퇴할 수밖에 없는 미래 계획을 바로잡으면서 청와대와 여당의 때가 묻은 노동개혁 법안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핍박으로 얼룩진 비정규직과 가난한 자들의 현실을 파악해야 하며, 요소요소에 도사리고 있는 금수저들의 갑질을 근절시킬 강한 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유권자들의 열망이고 국민을 위해 승자가 해야 할 일이다.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톡
기사입력: 2016/04/15 [06:05]   ⓒ brenews.co.kr
 
  • 도배방지 이미지

시사칼럼/기획 많이 본 기사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