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령시의 '청렴' 시책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6/04/22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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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보령시의 '청렴' 시책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6/04/22 [07:42]
보령시가 최근 ‘청렴’카드를 꺼냈다. 지난 1월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다. 1월에 보령시가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혁신과제에 따르면 ‘부패 제로, 클린 보령’을 목표로 ▲취약분야 집중관리 및 개선을 통한 부패요인 사전 제거 ▲반부패-청렴 인프라 이용 활성화로 부패행위 원천 차단 ▲반부패-청렴문화 확산과 자정 노력 등이다.
 
또한 반부패·청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부정비리신고 핫라인'을 설치하고 '간부청렴도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청렴업무 경험이 풍부한 담당자를 중심으로 '청렴학습동아리'를 구성·운영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여기에 반부패·청렴문화 확산을 위한 부서별 청렴(친절) 시책을 1건 이상 발굴·추진하기로 했으며, '청렴 토론방'과 '청렴교육'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당시 보령시의 이 같은 몸부림은 국민권익위원회가 평가한 ‘2014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에서 총 5등급 중 3등급을 받았으나, 2015년에는 4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3개 월 만에 또다시 부패 요인을 제거하겠다며 청렴시책을 꺼냈다. 지난 12일 보령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직사회 부패 방지 및 청렴문화 정착을 위해 청렴엽서를 제작, 발송했다고 밝혔다.
 
청렴엽서 발송대상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사, 용역, 재․세정, 인․허가, 보조금 등 5개 분야 11개 민원을 경험한 1300여 명이다. 주요 내용은 공무원들이 업무를 친절하고,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처리했는지, 제공 받은 행정서비스 만족도는 어떤 수준이었는지, 금품이나 향응을 요구하거나 제공한 적은 있는지, 개선사항은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등 5개 문항이다. 시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업무미숙, 불친절 등이 나타나면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문책하고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걸핏하면 ‘청렴’과 ‘일신 또 일신’을 외쳤지만 그에 대한 결과를 단 한 번도 내놓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1월에 발표한 ‘청렴학습동아리’는 구성됐는지, 구성됐다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밝혀진 게 없다. 부서별로 1건 이상 발굴하기로 한 ‘청렴시책’과 ‘청렴토론방’을 비롯해 ‘청렴교육’에 대한 진행상황도 알려진 게 없다.
 
2014년 청렴평가에서 보령시가 3등급을 받자 당시 이시우 시장은 읍면동 순방길에서 주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이듬해 보령시는 한 등급 더 내려 앉은 4등급을 받았으나 김동일 시장이 시민들에게 사과했다는 말을 들은 바 없다. 김동일 시장의 리더십 강화를 위한 지도력과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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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22 [07:42]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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