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루마니아에서도 이태원 참사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필자가 ‘한국-루마니아’ 국제 미술 교류전으로 루마니아에 머물 때 이 소식을 들었고, 현지 주민들도 할 말을 잃고 애도했다.
우리는 인재로 인한 대참사로 젊은이들이 또다시 희생되는 참혹함이 세월호에 이어 또다시 겪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 다음 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며, ‘안심 대한민국’을 국민에게 약속했고, 그 후로도 수차래 반복해서 안전을 강조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민들이 더 크게 분노를 느낀다.
공분에 공분을 더하는 것은 이번 참사에 대해 ‘내 탓’이라고 말하는 인사는 없고 오로지 변명과 회피성 행태만 난무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덕수 총리는 물론이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무책임한 발언만 보더라도 이들이 책임 회피에 얼마나 골몰하고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윤 정권이 과연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자질은 갖췄는지 돌아보게 한다.
며칠 전 한 유가족이 비분강개(悲憤慷慨)의 심정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조화를 내동댕이치며 울부짖었다는 소식에도 윤 정부 관계자들은 함구했다. 오히려 시민단체 등의 동향파악에 더 골몰했으며 이로 인해 사람들은 ‘이게 나라냐’고 한탄했다.
우리는 무능뿐인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그리고 또다시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장한 윤석열에게 정권이 넘어갔고, 칼자루는 보수가 잡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때나 박근혜 정부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이태원 참사에 있어서도 이른바 ‘머리’는 없고 ‘꼬리’만 보인다. 제대로 된 조사 의지가 실종된 결과다.
다시 한 번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하면서, 정부의 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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