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칼국수 소통'의 추억

박종철기자 | 기사입력 2016/05/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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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칼국수 소통'의 추억
 
박종철기자   기사입력  2016/05/20 [07:13]
보령시 총무과는 시장과 일반 부서와의 상하 수직 관계에 있어 상층부에 속한다. 기획 감사실도 조직의 수뇌부에 속하지만 총무과와는 역할과 기능면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그래서 많은 직원들은 인사 때마다 총무과로 이동하기를 원한다. 총무과는 각 실과별 업무를 지원하고 인사시스템을 구축·관리하는 기능도 있지만 각종 사회단체와의 교류를 주선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정보를 취합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시장이 추진하는 각종 사업을 점검하고 대 내외적으로 알려야 할 책임도 있다. 물론 공보파트에서 시정의 전반적인 홍보를 담당하고 있지만 폭넓은 ‘소통’을 주도해야 할 의무를 가진 곳이 바로 총무과다. 김동일 시장의 시정 성과가 빛을 발하지 못하고, 조직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총무과의 능력과 결코 무관치 않다.
 
이 같이 총무과를 비롯한 수뇌부가 기대만큼 제 역할을 못해주고, 김 시장은 김 시장대로 일에 대한 욕심이 앞서 한 발짝 더 내 딛는 모양새다. 취임과 함께 화상경마장을 추진하게 된 배경이나 실패한 원인이야 김 시장의 리더십에 있겠지만, 핵심 간부들의 불통과 무책임을 간과 할 수 없다. 김 시장을 둘러 싼 간부들의 대민 소통과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 능력이 그만큼 떨어진다는 얘기다.
 
보령시는 민선 4기를 시작으로 5기에 걸쳐 보령시청 출입 기자를 대상으로 매월 실과·사업소별 ‘시정브리핑’ 시간을 가졌다. 당시 시정브리핑이 대 시민 홍보에 얼마나 기여했고, 얼마나 시정에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다.
 
시정을 알릴 목적도 있었지만 시정브리핑이 끝난 후 김치찌개에 공깃밥 하나, 소주 한잔은 공직과 기자들과의 끈끈한 정이었고, 진정한 소통의 일부였다. 그것이 계기가 돼 역대 총무과장과 자치행정국장은 수시로 기자실을 들어 소위 ‘칼국수 소통’을 이어갔다.
 
칼국수를 앞에 놓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으며, 시장의 애로사항과 핵심 추진사업을 가감 없이 설명함으로서 상호 이해의 시간은 물론이고 서로가 한층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다. 그러나 언제인지 모르게 시정브리핑은 자취를 감췄고 민선 5기 막바지 총무과장을 거쳐 자치행정국장을 지낸 명모씨와 배모씨를 끝으로 ‘칼국수 소통’도 종지부를 찍었다.
 
칼국수 값을 누가 내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소통’이다. 칼국수 한 그릇을 함께 못해서가 아니라 소통의 기회를 잃다보니 보령시의 심장부와 기자들과의 대화도 완전히 끊겼다.
 
김 시장의 입과 귀가 되어야 할 총무과의 핵심 간부가 기자실을 방문해 출입기자들과 커피 한잔, 국밥 한 그릇을 나눈 사실이 없다니 아쉬움이 아닐 수 없으며, 이것이 과연 김동일 시장이 추구하는 언론을 통한 시민과의 소통인지 짚어보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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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5/20 [07:13]   ⓒ b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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