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시의회(의장 박상배)가 ‘윤리특위’를 구성하려다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시 의회는 지난 7월 18일 개인 사정으로 이택영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11명이 모임을 갖고, 의회가 윤리적으로 지향해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은 의회 내·외부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일들이 의원 스스로의 품격을 깎아내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품위 유지에 필요한 각종 규정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열띤 토론 끝에 성태용 의원이 제안한 ‘윤리특위’ 구성에 무게가 실렸고 회의는 비교적 원만히 진행됐다. 그러나 소수 의견에서 남부지역의 Y 의원이 반론을 제기했다. Y 의원은 이날 “의원이 의원을 평가하고 제재를 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정서상 윤리특위 구성은 적절치 않다”고 반기를 들었다. 순조롭게 윤리특위가 구성될 것으로 전망했던 몇몇 의원은 Y 의원의 이 같은 부정적 발언에 당황했고, 급기야 박상배 의장이 무기명 투표를 제안했다. 투표에는 11명이 참여했으며, 투표 결과 찬성 4표, 반대 6표, 기권 1표가 나와 결국 ‘특위’ 구성에 실패했다. 이 같은 결과에 앞서 보령시 의회는 지난 6월, 6박8일 일정으로 캐나다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에는 개인당 325만5000 원(혈세 250만원, 자비 75만5000원)이 소요됐으며, 박상배 ㆍ한동인 의원을 제외한 10명이 참가했다. 이 시기는 보령시가 추진했던 화상경마장 유치 사업이 최종 무산됐을 때다. 화상경마장으로 인한 주민간의 소모적 갈등을 봉합하고 주민대표 기관에 걸맞게 후속책을 내놔야했으나 이들은 여행을 택했다. ‘윤리특위’ 구성에는 찬반 투표가 필요했지만 해외여행 때는 의원들이 하나 같이 똘똘 뭉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화상경마장 무산과 관련해 집행부의 공식 입장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해외여행에서 보고 느낀 보고서도 공개된 게 없다. 의원 개개인이 머릿속에 무엇을 담아왔는지 모르지만 견학 결과서 한 장 내놓은 게 없다. ‘윤리특위’를 외면할 때의 열정과는 영 딴판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더 화났다. 그리고 의회를 향해 이 같이 묻고 있다. “보령시 의회가 윤리특위를 외면하는 진정한 속내는 과연 무엇이냐?”고. 또 “무엇이 그렇게 두렵고, 무엇을 감추기 위해 그렇게 떨고 있느냐?”고 말이다.
|